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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느낌이 있는 가을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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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입력 : 2024-11-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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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은

보이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고 예쁘다.


작은 잎파리 하나에도

돌멩이 한 조각에도

자연의 예술이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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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자주 걸었던 산길이지만

요즘엔 자주 가지 않던 길을 걷다가

호젖하게 산길을 홀로 걷고 있는

한 사람을 만났다.


"여기 이 길이 눈올 때 걸으면 참 예뻐요"


언젠가 새해 첫날

눈이 소복하게 내렸던 그 날,

여명의 새벽에 설경에 취해

허겁지겁 오르던 바로 그 길이다.


사람의 느낌은

누구에게나 똑같은가 보다.


뭔가 통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몇 마디 더 대화를 청해 봤는데...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대화가 잘 통하는 사이로

금새 가까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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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그런 곳이다.


산에서 만나는 인연은

하나같이 착하고

선량하고 멋스럽다.


대화 중에

청설모 한 마리가 소리를 지르며

나무와 나무 사이를

이리저리 날렵하게 뛰어 다닌다.


청설모에게 우리는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낯선 방문자 쯤으로 보였을 터...


청설모가 흥분하지 않게

조용한 발걸음으로 조심스럽게

그 곳을 벗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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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이라 했던가?

 

산이 깊어지면 깊어질 수록

경치는 더 좋아 진다.


아직 남아 있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도

이만하면 충분하다.


붉디 붉게

그리고

노랗디 노랗게 물들어 가다가

이내 지쳐

툭 툭 떨어져 내리는 낙엽...


산길은 온통

마른 잎으로 쌓인

잔해 투성이다.


쌓인 낙엽으로 인해

미끄럽기도 하다보니

한 걸음 한 걸음이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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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지는 않지만

작은 능선을 타고

고즈넉한 꼭데기에 올라 섰다.


바라 보이는 모든 것이

온통 붉게 물들어 있다.


이 좋은 계절,

시간이 지나고 나면

세상은 또다시 갈색으로

그리고 회색빛으로

파노라마처럼 변해 버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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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낭을 풀어 놓고

블루투스 스피커를 꺼내어

음악을 켰다.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클레식 음악의 선율이 너무 좋다.


보온병에 담아 온

향 좋은 커피 한 잔을 따르고

가슴으로 바람을 마주해 본다.


감미롭다는 말...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구나 싶기도 하다.


음악도

바람도

낙엽도

사람도...


이 상황에서는

스스로 감미로울 수 밖에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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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이 아름다운 시간을 만끽하며

이 아름다운 사람들과

이 아름다운 산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이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 날 수 있었다는 것과

내가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호흡하는

이 아름다운 공기와

이 아름다운 풍경과

이 넘치는 기쁨과 환희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대단한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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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인생을 살면서도

아직도 나는

내 인생에 만족하지 못하는

그 어떤 부분으로 인해

고민하고

방황하고

고독해 하고

쓸쓸해 한다.


이럴 때,

"인간은 욕심으로

세상을 살아 가는 힘을 얻는다"고 말하던

어느 노승의 말이 생각난다.


그리고

그 노승의 말이

이렇게도 실감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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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걷고 있는

이 절묘하게 아름다운 산길은

나에게 또다른 삶의 지표를 제시한다.


"너 스스로 만족하면 그걸로 됐다."


그래,

그거다.


나 스스로 만족하면 그만인 것을

남탓을 하며 내 인생의 생명력을

스스로 고갈시켜 왔지 않은가?


이미 넘어선 중부능선 조차

서서히 멀어져 가는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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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향해

끝까지 올라 설 것인가?


아니면

이쯤에서 만족하고

하산을 할 것이냐...


하산을 하면야

모든 게 편안해 질 수 있겠지...


그렇다고

끝까지 정상을 향해야 한다면

어떠한 고통도 감내할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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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 산행에서 느낀 것이 있다.


그냥 즐겁게 기쁘게 행복하게

지금 이 산길을 걷고 있듯

그렇게 걷고 또 걷노라면

모든 것이 스스로 해결될 거라는 것...


그래,

그렇게 살아 가면 될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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