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기가 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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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형, 나 좀 봐요."
나이차가 5년...
가끔,
세상사에 슬픈 일이 있으면
나를 찾는 후배가 하나 있는데,
나를 찾는 이유야
항상 정해져 있다.
홀로 감당하기 힘든 고민이 있거나,
세상살이에 어려움이 있어
하소연할 마땅한 곳이 없을 때
나를 찾아 하소연을 늘어 놓는 후배다.
♥︎♥︎♥︎♥︎♥︎♥︎♥︎
"형, 나 오늘 미쳐 불거 같소."
다짜고짜 내지르는 말투가
아마도 세상사에서
엄청난 충격적인 말이라도 들었나 보다.
하여,
"왜그러는가? 동생" 하니
"형, 지금 나 좀 만나야 쓰것소" 하는게 아닌가.
내심 엄청 큰 일이 났나 싶어
고민하고 있는데,
득달처럼 노랑대문집 대문을 박차고
씩씩대며 들어 오는 후배...
"형, 나 오늘 미쳐 불것소"
"왜? 니는 뻑하면 미치고 환장해 불고...
도대체 오늘은 또 무슨일인데?"했더니...
이 후배,
"형, 아들 00이 놈이
아빠가 나한테 해준게 뭐가 있냐카는데
정말 환장해 불것소."하지 않는가?
♥︎♥︎♥︎♥︎♥︎♥︎♥︎
자식을 키워 본 부모라면
한 두번은
이런 어려운 지경을 겪게 되는데,
참 속이 상했겠다 싶어...
"그래서 니는 어떻켔는데?" 하고 되물으니...
"니 놈에게는 더이상 아무 것도 해줄게 없으니
니가 니 인생 알아서 살아라"카고 뛰쳐 나와
막걸리 세병을 단숨에 들이 켰다는 거다.
ㅎㅎㅎ
♥︎♥︎♥︎♥︎♥︎♥︎♥︎
하여,
슬슬 잔소리 마왕의
잔소리가 시작 되었는데...
"일마야, 내도 다 겪어 봤던 일이다.
00이가 아직 철이 없어 한 소리니
크게 마음 쓰지 말고
형이랑 막걸리나 한 잔 더 하자"
이렇게 시작된 "성탄주"다.
♥︎♥︎♥︎♥︎♥︎♥︎♥︎
세상사 온갖 일들이 많고 많아
속상할 일들이 한 두개던가?
특히
자식 기르는 부모의 가슴이야
매일 매 순간이
불구덩이속에 들어 앉아 있는 심정이다.
예전에
내 부모님이 속상해 하시며
막걸리잔을 기울이시던 그 심정을
이제야 나도 알게 되더라는 것...
자식 길러 본 부모만이 알 수 있는
인생사 그 고난의 벽...
그 벽을 넘어 서니,
이제 검은 머리에 서릿발 서는
나이가 되고 말았다.
후배의 상한 마음을 어루만지며
내 마음을 다독이며...
♥︎♥︎♥︎♥︎♥︎♥︎♥︎
성탄주에 취해
세상이 어지럽다.
이것이 인생이요,
삶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야속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렇게 깨달아 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는 걸
이제야 깨닫게 된다.
그렇게 세월이 가고,
내 인생의 소풍이 계속된다.
♥︎♥︎♥︎♥︎♥︎♥︎♥︎
몇 일 전 통화를 하며
안부를 물었던 분의
부고가 날아 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화들짝 놀랄 일이겠지만,
이제는 그런 소식에도 무덤덤해졌다.
이제
하늘이 언제 오라해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나이가 된것이다.
속이 상한다.
그러나
삶이 그런 것이거늘...
잠깐 지나 온 듯한데,
나 역시 무엇을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을
그런 나이가 되고 말았다.
잇빨이
한 두개씩 빠지는
그런 나이가 되니,
이제야 인생을 알 듯 말 듯...
그렇게
또 한 세월이 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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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7a9007a9님의 댓글
7a9007a9 작성일
길을 걸으며 느끼는 삶의 모습들이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살다보면 알게 되는 게 우리네 삶이라지만, 매일 매순간 다가 오는 새로운 사연들이 마음을 설레이게 하더군요.
설령 그것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섭리안에서 이루어지는 행사일 뿐이라는 생각...
그래서 삶이 따분하지 않더라는 생각...

해울그룹님의 댓글의 댓글
해울그룹 작성일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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