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느낌이 있는 가을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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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고 예쁘다.
작은 잎파리 하나에도
돌멩이 한 조각에도
자연의 예술이 묻어 있다.
예전에는 자주 걸었던 산길이지만
요즘엔 자주 가지 않던 길을 걷다가
호젖하게 산길을 홀로 걷고 있는
한 사람을 만났다.
"여기 이 길이 눈올 때 걸으면 참 예뻐요"
언젠가 새해 첫날
눈이 소복하게 내렸던 그 날,
여명의 새벽에 설경에 취해
허겁지겁 오르던 바로 그 길이다.
사람의 느낌은
누구에게나 똑같은가 보다.
뭔가 통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몇 마디 더 대화를 청해 봤는데...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대화가 잘 통하는 사이로
금새 가까워 진다.
산은 그런 곳이다.
산에서 만나는 인연은
하나같이 착하고
선량하고 멋스럽다.
대화 중에
청설모 한 마리가 소리를 지르며
나무와 나무 사이를
이리저리 날렵하게 뛰어 다닌다.
청설모에게 우리는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낯선 방문자 쯤으로 보였을 터...
청설모가 흥분하지 않게
조용한 발걸음으로 조심스럽게
그 곳을 벗어 났다.
점입가경이라 했던가?
산이 깊어지면 깊어질 수록
경치는 더 좋아 진다.
아직 남아 있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도
이만하면 충분하다.
붉디 붉게
그리고
노랗디 노랗게 물들어 가다가
이내 지쳐
툭 툭 떨어져 내리는 낙엽...
산길은 온통
마른 잎으로 쌓인
잔해 투성이다.
쌓인 낙엽으로 인해
미끄럽기도 하다보니
한 걸음 한 걸음이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
높지는 않지만
작은 능선을 타고
고즈넉한 꼭데기에 올라 섰다.
바라 보이는 모든 것이
온통 붉게 물들어 있다.
이 좋은 계절,
시간이 지나고 나면
세상은 또다시 갈색으로
그리고 회색빛으로
파노라마처럼 변해 버리겠지.
베낭을 풀어 놓고
블루투스 스피커를 꺼내어
음악을 켰다.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클레식 음악의 선율이 너무 좋다.
보온병에 담아 온
향 좋은 커피 한 잔을 따르고
가슴으로 바람을 마주해 본다.
감미롭다는 말...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구나 싶기도 하다.
음악도
바람도
낙엽도
사람도...
이 상황에서는
스스로 감미로울 수 밖에 없으리라.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이 아름다운 시간을 만끽하며
이 아름다운 사람들과
이 아름다운 산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이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 날 수 있었다는 것과
내가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호흡하는
이 아름다운 공기와
이 아름다운 풍경과
이 넘치는 기쁨과 환희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대단한 행운이다.
이토록 멋진 인생을 살면서도
아직도 나는
내 인생에 만족하지 못하는
그 어떤 부분으로 인해
고민하고
방황하고
고독해 하고
쓸쓸해 한다.
이럴 때,
"인간은 욕심으로
세상을 살아 가는 힘을 얻는다"고 말하던
어느 노승의 말이 생각난다.
그리고
그 노승의 말이
이렇게도 실감나기도 한다.
아직도 걷고 있는
이 절묘하게 아름다운 산길은
나에게 또다른 삶의 지표를 제시한다.
"너 스스로 만족하면 그걸로 됐다."
그래,
그거다.
나 스스로 만족하면 그만인 것을
남탓을 하며 내 인생의 생명력을
스스로 고갈시켜 왔지 않은가?
이미 넘어선 중부능선 조차
서서히 멀어져 가는 내 인생...
정상을 향해
끝까지 올라 설 것인가?
아니면
이쯤에서 만족하고
하산을 할 것이냐...
하산을 하면야
모든 게 편안해 질 수 있겠지...
그렇다고
끝까지 정상을 향해야 한다면
어떠한 고통도 감내할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겠지...
그런데...
오늘 산행에서 느낀 것이 있다.
그냥 즐겁게 기쁘게 행복하게
지금 이 산길을 걷고 있듯
그렇게 걷고 또 걷노라면
모든 것이 스스로 해결될 거라는 것...
그래,
그렇게 살아 가면 될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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