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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산꼭데기 올라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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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입력 : 2024-10-27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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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오른 산은

벌써 찬바람이 불어 온다.


바람막을

단단히 동여 맸음에도

살속을 파고 드는 냉기가

온몸을 웅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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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은

모두를 반겨 주는

붉은 얼굴이 있어 좋다.


바위 틈새에

베시시 얼굴을 내밀고

얼굴을 붉힌

넝쿨식물들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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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람끝에

제 몸을 내 맡기고

하염없이 흔들리는

머리 하얀 은빛 억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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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에는

내 몸 하나 맡겨도 될 듯한

포근하고 너른 품이 있어 좋다.


산을 걷는 동안은

세상 어떤 시름도

남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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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시끄러울 때

산에 오르곤 한다.


모든 걸 내려 놓고

헐떡이는 거친 숨소리 잠재우며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서면

막힌 가슴이 탁 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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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꼭데기에는

삶에서 비롯된 군더더기들,

그리고 세상사의 복잡 다난함을

일순간에 날려 버리는

시원한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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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것이 언제나

내 마음대로

내 뜻대로 된다면

얼마나 즐거우랴마는


삶은 언제나

막힘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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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내 마음대로

내 뜻대로

무엇이든 이루어 진다면

삶의 맛이 아니지...


삶은

이루어 지지 않는 일에

고뇌하고

고민하고

맞서 싸워 이겨 내는 데서

그 맛깔을 느끼는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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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지금 힘들고

점점 지쳐 가지만

이 또한 지나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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